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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오랜만에 블로그에 글을 써보려고 한참을 쓰다가 지우고, 다시 새로 쓰다가 지우고, 또 쓰다 지우기를 반복한다. 뭘 어떻게 써야 하는지, 이전에는 어떻게 썼는지 기억이 안 난다. 그럴싸하게 쓰고 싶은 욕심이 앞서다 보니 당연히 마음에 안 드는 것일 테고, 생각을 쓰는 일이 오랜만이라 막힘이 있는 것일 테고, 그러다 보니 쓰는 일이 참 오랜만이라는 걸 새삼 깨닫는다. 세상에 남을 거창한 글이 아니라 일상에서 일어나는 사소한 내 경험과 생각을 쓰는 것인데 이게 이렇게 어려울 일인가. 하긴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건데 생각을 정리하고 그걸 풀어내는 게 쉽지는 않지 그렇지. 게다가 쓰는 일이 일상적이지 않은 사람이라면 더더욱 그럴 테고. 그렇게 보면 대단한 글이 아니라도 쓰는 건 어려운 일인 것 맞는 것 같다. 사..
판단 누군가에 대한 말을 듣는다. 그 말은 좋은 말일 수 있지만 대부분은 험담이나 불만에 의한 나쁜 말이다. 그런 말을 듣기 원하지 않으면서 아무 말없이 듣는다. 그런 말을 듣기 원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지만, 그렇게 말하면 나역시 같은 처지에 놓여 이런 말이 오갈 것 같은 두려움에 그러지 않는다. 아닌 것은 아니다라 마음과 집단에 포함되고 싶은 마음은 항상 갈등을 일으킨다. 그리고 나만 그러지 않으면 된다라는 안일한 생각에 스스로를 정당화한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것은 상대에 대한 험담도, 불만에 의한 말도 듣지 않는 것이다. 무응답이라는 동의도 하고 싶지 않으며, 선입견이 생겨 겪어보지도 않은 타인을 평가도 하고 싶지 않다. 입체적인 사람을 어떤 면을 보느냐는 오롯이 내 판단에만 맡기고 싶다.
부모는 자식이 되고, 자식은 부모가 된다 나이가 들수록 부모는 자식이 되고, 자식은 부모가 된다. 새로운 이를 선택해 가정을 꾸려가는 것이 아니라 말그대로 부모와 자식 역활이 바뀌는 것이다. 부모의 등이 점점 작아짐을 느끼고, 많은 인파 속에 자식 찾는 부모의 눈은 부모를 찾는 어린 아이의 눈과 닮아가거나, 복잡한 문제를 대신 나서서 처리해야 하게 되면서, 점점 늘어가는 횟수에 따라 미안함과 책임감도 점점 커지기 시작한다. 울타리로 곁에 있어줄 거라 믿었던 부모는 이렇게 나이가 들어간다. 그리고 어리기만 할 거라 믿었던 자식은 나이가 들어 울타리로 살아가기 시작한다. 세상이치를 몸소 경험하게 되면서 작은 소망 하나가 생긴다. 내 부모의 부모가 되어도 좋으니 언제나 함께 긴 시간을 맞이했으면 하는 작은 소망이 말이다.
지금 이 순간은 완벽하다 이걸 알기 위해 지금 여기 있는 것이 아닐까. 순간을 살아가기 위해, 타고난 삶을 살기 위해 말이다. 완벽하게 느껴지는 순간이 짧게짧게 오고간다. 곧 이 느낌을 계속 유지할 수 있지 않을까? .
여전히 겨울 매년 오던 봄이 올해는 더디 온다. 지금만 지나면 괜찮겠지 하며 시간을 보낸 것이 벌써 두 달째. 이제는 좀 따뜻해질만도 한데 여전히 날은 춥고 겨울 같기만 하다. 내 마음이 겨울처럼 꽁꽁 얼어붙어 그러는지도 모르겠다. 춥고 못 견딜 나날이 계속되어 그러는지도. 봄이 오면 좀 나아질까 봄이 오면 좀 따뜻해질까 그러면 내 마음도 좀 녹아내릴까 .
다시 다시는 글을 쓰지 않을 거라는 생각에 블로그를 없애려 했다. 하지만 백업시기를 놓쳐 하나씩 하려니 그것도 일이었다. 한창 붙여넣기를 하다가 나중이라는 말을 하며 하던 일을 미뤘다. 그렇게 1년이 넘는 시간 다시 블로그를 방치했다. 어쩌다 한 번씩 싹 지워버릴까 생각도 떠오르기도 했지만, 그러기에 쓴 글이 조금 아깝기도 했다. 어찌보면 이것도 추억이고, 기억이고, 남겨둔 지난 날이었다. 어제 문득 블로그가 생각해 검색해보니 티스토리가 개편된다는 기사를 보았다. 마침 뭔가를 쓰고 싶은 마음이 불쑥 올라오곤 했는데 '마침 잘 되었다, 이참에 다시 시작해보자.'는 생각에 로그인을 했지만, 전혀 생각나지 않는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찾기위해 주소와 별명을 쓰라니요. 한참 씨름을 하다 드디어 로그인. 오랜만에 접속하니..
노련해진다는 것 살아온 시간이 늘어갈수록, 예전에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것들에 관해 노련해진 나를 발견하게 된다. 경험이 쌓인다는 것은, 조금씩 마음이 넓어진다는 것이라는 걸 하루하루가 지나갈수록 깨닫는다. 폭풍처럼 매섭게 지나갔던 예전을 생각하면 그래도 죽지 않고 잘 견뎌 지금까지 왔구나 싶은 마음에 도닥여주고 싶은 순간도 생겨났다. 그래, 그래도 죽지 않고 지금까지 잘 견뎌왔구나. 그래서 지금 이렇게 사물과 생명에 애정을 가지고 바라볼 수 있게 되었구나. 미쳐 날뛰던 시절이 지금의 나를 만들어 어쩌면 생각보다 꽤 괜찮은 인간이 조금씩 되어가고 있는 것만 같아 그게 고맙고, 또 고맙다. 여전히 부족하고, 모자란 부분이 많아 이리 성내고, 저리 속상해 울기도 하지만 지금을 지낸 미래 어느 순간에 나는 또 고맙고, 고마..
안부인사 단순한 안부인사일지 모른다. 짧은 인사와 언젠가 보자는 막연함으로 이어진 관계일지 모른다. 연결고리가 없는 관계는 이런 식으로 흘러간다. 만나야 할 이유와 의무없이, 언젠가는과 같은 말을 남기며 관계를 우연 위에 놓아둔다. 그런 사이인거다. 우연히 시작되었으나 가까워질 필요나 노력 따위는 없어도 괜찮은 그런 사이인거다. 나역시도, 상대방 역시도. 그런데 이 짧은 안부인사에 왜 내 하루가 흔들리고 있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