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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쓰다(2018 이전)

아프지말자.



20대의 어느 날부터인가 참 많이 아팠다. 감기도 걸리지 않던 10대와는 다르게 골골거리며 바람에 휘청, 스스로의 걸음에 휘청이며 그렇게 많은 날들을 지냈었다. 아마도 그 때 많이 아팠던 건 몸이 아팠던 게 아니라 정신이 많이 나약한 탓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선 한창 탄력이라는 것을 받았을 시기 그 때는 아플줄 몰랐다. 아니 아파도 잘 견뎌냈었더랬다. 아파도 견디며 이겨낼 줄 알았다. 그리고 이겨냈다 생각하고 살았다. 그러다 나이의 앞자리가 바뀐 그 무렵부터 참 많이 허술해진다. 조심성이 부족해진건지 아니면 다시 정신이 나약해지는건지는 모르겠지만 다시 골골거리는 내 모습을 보니 참 싫다.
사람들에게 아프다는 말을 하는 것조차 피할 수 있다면 피하고 싶었다. 한순간에 정말 훅 갔다라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주말 내내 많이 아팠다. 그리고 이렇게 아프면 결국 내가 하고픈 모든 것들이 다 사라질 물거품과도 같구나 라는 생각에 마음도 많이 아파왔다. 겨우 이정도인가라는 생각.. 나란 인간이 무엇을 하려고 해도 겨우 이정도의 한계에 다시 부딪히고 쓰러질 수 밖에 없는건가 싶었다.

아프지 말자. 누구에게도 아프다는 말을 하지 않을 정도로 건강해져야겠다.
운동도 꾸준히 하고, 먹을 것도 잘 먹고 그렇게 나를 챙기며 살아야겠다.

한참 바빠야할 시기에 이렇게 탁 놓아야할 상황이 되니 조바심이 생긴다.
이미 잡혀있는 일들을 잘 치룰 수 있을까? 몸이 견뎌낼까? 그래야겠지.


누군가에게 아프다는 나약한 소리를 하며 기대고 싶지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