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디유 2013. 8. 18. 10:00



어릴 적 기다리는 일이 많았다. 

동생이 아파서 엄마는 동생을 데리고 병원 가기에 바빴고  

나는 그 사실을 모르고 잠긴 문 앞에서 기다리는 일이 잦았다. 

하염없이 기다리다 잠들기도 하고, 많이 울기도 했었다. 




기다림에 관한 이야기를 하다 아예 잊었던 이 기억이 떠올랐다. 

그리고 내가 항상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은 

어릴 적 잠긴 문 앞에서 기다리던 일에서 시작된 것을 알았다. 

오지도 않을 것 같던 이가 늦더라도 돌아오는, 지금도 그때처럼 찾아올 거라는 믿음. 






나에게 기다림이란 다른 곳으로 향하지 않고 잠긴 문 앞에서 앉아 있던 수동적은 내 마음이었다. 

와주길 바라는, 누군가의 구원만 바라는 마음. 

이 딜레마를 이겨내려면 나는 결국 능동적으로 먼저 나아가야 한다. 

내가 먼저 손을 뻗어야 한다. 결국은 그래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