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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오는 길

파디유 2011. 8. 8. 00:11


일주일간 좋던 기분은 아침에 눈을 뜨자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깊은 무게감이 온몸을 누르고 움직일 수 없게 만들고 있었다. 그렇게 무거운 몸을 그대로 둔 채로 온종일 누워 있었다. 더운 열기에 지쳤다기보다 그동안 내 맑음에 지친 것 같았다. 이대로 누워 하루를 다 보내버릴까 하는 생각에 눈을 뜨지도 않았다. 알람이 계속해서 울리지 않았더라면, 조금더 아래로 기분이 떨어졌더라면 아마 공연을 그대로 날려버렸을지도 모른다.



집에 돌아오는 그 길에도 공연의 설렘과 즐거움이 순식간에 변해 아릿한 아픔으로 심장을 콕콕 찌르고 있었다. 혼자가 되는 그 순간을 기다렸다는 듯이 자꾸 서글픔이 밀려왔다. 이리저리 마음을 풀어보려 애를 써보지만 이내 곧 무너지고 만다.



감정이 전이되었다고 하기엔 이미 약해져 있었고 여운이라 하기엔 그 크기가 너무 크다. 그리고 아프다.



무엇이 또 이리 혼란스럽고 어지럽게 만드는 것인지.
비 탓이려나 아니면 바람 탓이려나..
오늘은 정처없이 헤매겠구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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