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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비
파디유
2009. 10. 13. 21:14
날씨가 흐려도 잠시 그칠거라 생각하고 우산없이 나갔다가 쫄딱 다 맞고 들어왔다. 금방 그칠거라 생각했던 비가 1시간 이상 내리니 어쩔 수 없이 맞으며 돌아와야 했는데 막상 집에 오니 비가 그치더라. 집에 도착해서는 허탈함에 기운까지 쭉 빠져 축축한 몸을 이끌고 들어왔다. 그래도 버스안에서 내리는 비를 보고 있자니 조금은 보기 좋더라. 아주 잠시잠깐 젖어서 불쾌한 기분을 잊을 수 있었다. 한참동안 맞으며 버스를 기다리다가 가로등에 비춰지는 비도 조금은 보기 좋았다. 버스에서 내린 후 집까지 걸어가는 그 잠시동안 하얀 입김이 나는 것도 생각보다 꽤 괜찮았다. 갑자기 추워진 것만 빼면 비를 맞은 것도, 비를 보는 것도, 그리고 그 후까지도 그리 나쁘지는 않으니 그걸로 됐다.
작년과 다르게 올해는 벌써부터 춥다. 게다가 비까지.. 가을이 스치고 지나간 후 그 자리에 겨울만 남아있을 것 같다.